만화가 황미나 씨의 체험 이야기 - 루르드의 샘물

루르드의 샘물을 통해 국내에서 만화가 황미나 씨 또한 치유의 은총을 받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만화가 황미나씨의 루르드의 체험 이야기 공유합니다.

만화가 황미나씨의 치유의 은총 이야기

황미나 작가는 이오니아의 푸른 별, 불새의 늪 등으로 잘 알려진 80년대 대표 만화가로 한국 순정만화계의 대모로 불리기도 합니다.
다음은 2013년 서울 주보에 소개된 황미나씨의 체험 이야기입니다.
 
어릴 때부터 류머티즘을 앓았습니다. 그것이 허리까지 번져 누워서 몇 달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너무 아파서 움직이지 못하면서 '설마 이 정도는 움직일 수 있겠지.' 하고 가운데 손가락을 살짝 들어보았지만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손가락도 움직이지 못하고 씹지도 못하면서 눕고 회복하기를 몇 년간 반복하다가 기어이 제 허리는 망가져 버렸습니다
허리가 펴지지 않아 구부린 채 살아야 했고 척추뼈는 안으로 밀려들어 갔습니다
너무 아파서 걸을 수도 없었지만 그래도 만화는 그려야 했습니다. 동생이 저를 의자에 앉혀 화판을 걸쳐주면 저는 만화를 그렸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고 싶으면 동생이 저를 일으켜 손을 잡아 주어야만 겨우 화장실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니 저는 이 통증을 운명이라 생각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 바오로 수도회에서 '내 친구들'이라는 만화잡지를 내기 위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수사님께서 루르드에 다녀오셨다는 말씀을 하셨고, 그 순간 제 머리를 스치는 광선이 있었습니다.
'루르드의 성수를 바르면 낫는다.' 그 자리에서 저는 수사님께 성수를 달라고 졸랐습니다.
수사님은 손가락만 한 성모님 모양의 병에 딱 세 숟가락 정도의 성수를 담아 주었습니다.
그 성수를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어머니께서 성수를 뿌린 거즈를 제 허리에 대 주었습니다. 성수를 뿌린 거즈는 그 순간 뜨거워졌고, 참을 수 없다 싶으면 다시 식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뜨거워지기를 반복하면서 수분이 증발하지 않았습니다.
한 시간쯤 반복되다가 통증은 허리에서 다리를 타고 발가락으로 빠져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 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날 수 있었고, 걸어보면서 다 나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세 번은 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권유대로 저는 루르드 성수를 묻힌 거즈를 대고 잠이 들었습니다.
훗날 병원에서는 당시의 제 증세를 듣고, 그것은 류머티즘이 아니고 강직성 척추염으로 국가보조까지 받는 드문 병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나아버린 제 허리로 다시 진단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저 그렇게 아프다가 갑자기 나았다는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동시에 그렇게까지 확실한 믿음을 가진 적은 처음이었다는 것까지 말입니다.
온전한 믿음은 쉽게 오지 않습니다. 저는 믿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믿으려 했던 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루르드의 선물을 받은 후, 저는 그토록 온전한 믿음을 다시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은 그렇게 간사한가 봅니다. 주님께 받을 것이 있을 때만 믿고, 다른 때엔 모든 것이 다 내 힘이라고 착각하고 사니 말입니다.
(2013년 3월 10일 서울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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